안전뉴스

홈으로 >  안전관련소식 > 안전뉴스


 
작성일 : 15-05-29 08:15
두번 살 수 없는 인생!
 글쓴이 : 한국건설안…
조회 : 4,593  

두번 살 수 없는 인생!

[2014 근로자 안전사고 체험수기 공모전 최우수상 당선작]




세상에 올 때 내 마음대로 온건 아니지마는 이 가슴엔 꿈도 많았지...

이제 와서 생각하니 꿈만 같은데 두 번 살 수 없는 인생 후회도 많아 스쳐간 세월 아쉬워한들 돌릴 수 없으니 남은 세월이나 잘해봐야지...


김성환이 부른 <인생>이란 곡이다. 수많은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불려지는 노래 가사들 속에는 모두 하나같이 많은 뜻이 내포되어 있다. 이 노래는 사고 이후 내 마음속에서 지나온 세월에 대한 미련과 다가올 내일에 대한 희망가로 불린다.

 

2013년 10월 31일 운명의 그날은 40년 넘도록 살아온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인생의 파고를 만난 날이다. 그 해 여름은 유독 무더웠지만 장마철을 앞두고 시작된 공사는 비교적 장마를 잘 피해가면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아침 저녁으로 가을 기운이 느껴지자 일들이 겹치면서 공사기간도 예상외로 길어졌고 어느덧 10월 마지막 주가 되었다. 남은 공사기간에 대한 부담감과 거리에 뒹구는 낙엽들로 인해 심적인 압박감이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더 해만 가고 있었다.


외벽마감공사를 위해 비계를 설치하고 그 위에서 타일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에게 안전에 대해 유의할 것을 강조하는 게 내 일과의 한 부분이었다. 사고 당일도 어김없이 아침부터 정신 없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그날 오후 외벽 타일공사가 빠르게 진행되었고 유리를 다는 창호작업 팀들의 공정이 늦어지면서 작업을 관리하던 나는, 준비가 덜된 공정단계의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오후작업부터는 직접 참여하게 되었다. 3M가량 높이의 사다리를 올라 용접하는 반대편에서 파이프를 잡으며 용접 보조를 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사다리가 사시나무 떨 듯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입에서는 어! 어! 하는 소리만 나오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은 복잡했다.


 

 

 


“내가 만약 이 파이프를 놓고 사다리에서 뛰어 내린다면 반대편에서 용접을 하는 사람의 얼굴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그대로 파이프를 안고 밑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떨어지면서 왼쪽 발이 먼저 땅에 닿았고 표현하기 힘든 만큼의 강한 통증이 머릿속 깊이까지 전해졌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현장에 있던 모든 작업자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었고 누군가가 다급하게 119에 신고하는 목소리가 들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저 멀리에서 구급차의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렸고 구급대원들에 의해서 가까운 정형외과로 이송되었다.


그때 까지만 하더라도 단순골절이라 생각했다. 정밀검사 결과 큰 병원으로 옮길 것을 권유 받아 종합병원으로 옮기게 되었다. 병원에서의 첫날밤은 통증으로 인해 지금껏 살면서 지내온 밤 들 중에서 가장 길고 고통스러운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발목에는 10kg이 넘는 추를 매달고 꼼짝하지 못한 채 일주일가량 보내고서야 조각난 뼈들을 맞추는 수술을 받을 수가 있었다. 3개월의 입원과 8개월이 넘는 통원치료로 인해 1년 가까운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야만 했다. 지금도 일주일에 2-3회 치료를 받고 있고 아물지 않은 통증으로 인해 또 한번 발목 유압술(고정술)을 받아야 한다.


한 순간의 실수가 평생을 간다라는 말이 있다. 엎질러진 물을 다시는 담을 수 없듯이 사고로 인해 몸에 남은 장애는 치유하기 어렵다. 우리는 안전 불감증 시대에 살고 있다. “설마 나한테 불행이 오겠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고가 나는 것이다. 누군가 아무리 ‘안전’을 강조해도 스스로가 조심하지 않으면 행복이 불행으로 바뀌는 건 역시 한 순간이기에, ‘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본 수기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최한
'근로자 안전사고 체험수기 공모전'의 당선작을 재구성한 글입니다.

 
     

 

 


 

 


 
   
 

  • 한국구조안전연구원
  • 고용노동부
  • 안전보건공단
  • 근로복지공단
  • 국토교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