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넘어짐? 대퇴부 골절로 수술에 재활까지
[2014 근로자 안전사고 체험수기 공모전 우수상 당선작]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1년 4월 어느 봄날의 토요일.
건물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처리업체에서 가져가려고 하길래, 그 김에 다른 것도 처리하려던 것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철판과 나무가 결합된 물건을 버리려고 발로 밟아 해체작업을 하던 중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넘어졌는데 골반에 큰 통증이 느껴진 것입니다. 토요일이라 업무 후에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지만 당직의사는 정확한 것은 다음주 월요일에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 주변 사람들도 침을 맞으면 괜찮을거라고 하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걷기가 힘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결국 병원을 다시 가 CT와 MRI를 찍은 결과 대퇴부골절이니 빨리 입원해서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입원을 하고 수술을 받으면서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 후회로 밀려왔습니다. 무혈성 괴사가 될지 모르니 2년 동안 예후를 지켜봐야 한다는 주치의 판단에 한번 더 절망했습니다. 거기다 회사에서도 처음에는 지원이나 도움을 줄 것 같았는데 병문안 한번 다녀간 후 소식이 없어 무언가 서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2년간의 경과를 지켜보려면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인 것들이 문제가 될 것이란 생각 끝에 산재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병실에 산재환자가 있었는데 근로복지공단에서 나와 상담도 하고, 회사에서도 30%의 지원으로 100% 가깝게 수령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산재복지제도가 업무 부상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시달리는 많은 근로자 환우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한편으로 산재신청이 녹록치 않다는 이이기도 많이 들렸습니다. 신청과정이나 복직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일하다가 일부러 다칠 바보도 없고 자동차보험처럼 사고에 대비해 산재보험에 가입한 만큼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면서도 신청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신청을 하고 병원에서 요양생활을 했으며 마지막까지 부지런히 재활훈련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저와 비슷한 상황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보면서 일을 할 때 항상 안전에 대한 인식과 수칙을 준수하는 자세가 습관화 되야 사고도 방지하고, 개인에게도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으며, 기업과 사회적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정신적으로도 에너지 낭비가 되지 않으니 1석 3조의 효과가 생기겠죠.
이번 일을 계기로 작업자안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안전수칙을 부착하거나 게시하고 홍보물들을 통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좀 더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음성파일과 센서를 결합해 작업장 곳곳에서 자동으로 주의를 환기시키는 멘트가 나가도록 하는 방안도 좋을 듯 합니다. 혹시 소규모업체에서 제작 비용 때문에 꺼린다면 산재가입업체에게 의무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세팅하는 방법으로라도 개선한다면 산재로 지출되는 비용의 일부를 충당할 수 있지 않을까 의견을 내봅니다. 개개인과 기업 그리고 복지공단의 삼박자가 건강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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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수기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최한
'근로자 안전사고 체험수기 공모전'의 당선작을 재구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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