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작업 중 안전조치 미흡으로 인한 감전사고
태양광 발전용 인버터 콘덴서 교체작업
김 씨는 태양광 발전용 인버터를 생산하는 A사에서 인버터 내부 수리와 부품 교체를 맡고 있습니다. 김 씨가 연 이틀 작업한 곳은 경북의 한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
사고 전날 오후 현장에 도착해 고장 부위 진단을 마친 김 씨는 이날 A사에서 동료 작업자 이 씨가 부품을 가지고 오면 바로 수리에 나설 계획이었ㅅ브니다. 말썽인 부분은 총 4기의 발전용 인버터 판넬 가운데 세 번째 판넬의 입력 콘덴서였습니다. 정오 무렵 교체용 콘덴서를 가지고 현장에 도착한 이 씨는 8월의 열기에 지쳐있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작업을 미루고 식사를 먼저 한 후 오후 1시 20분경, 현장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고장난 인버터 판넬을 앞에 두고 작업을 분담했습니다. 이날의 주된 작업은 태양광 모듈로부터 생산된 직류 전력을 교류 전력으로 변환하는 인버터 내부의 콘덴서를 교체하고, 새로 설치한 콘덴서와 상단 부스바를 연결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콘덴서 갈아 끼우면 이 차장님이 위에서 부스바랑 연결만 해주세요.”
부품을 교체하고 선만 연결하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었습니다. 절연화와 절연장갑 등 보호구를 착용하고 모든 전로를 차단해야 하지만, 오랫동안 비슷한 수리를 반복해온 김 씨에게는 차단기만 내리면 될 일로 보였습니다. 인버터 내부의 차단기 3개를 모두 OFF로 내린 김 씨는 이내 고장 난 콘덴서를 해체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더위와 무방비가 불러온 안타까운 사고
그로부터 약 10분 후, 한여름 오후에 작업 중인 김 씨와 이 씨의 온몸을 땀으로 흠뻑 젖게 만들었습니다. 같은 시각, 뙤약볕을 받으며 태양광 모듈에서 생산된 전력들이 발전용 인버터로 밀려들고 있었습니다. 김 씨는 막 고장 난 콘덴서 철거를 마치고 무릎을 굽힌 자세로 신품 콘덴서를 설치하는 중이었습니다. 새 콘덴서와 인버터 상단 부스바를 연결해야 하는 이 씨가 상의를 벗고 김 씨 옆으로 다가섰다. 더운 날씨에 김씨는 자신의 등산바지가 땀에 젖어 다리에 들러붙었음을 알아챘습니다.
땀에 젖은 무릎이 차단기 아래쪽 직류 입력 단자에 닿아 신경 쓰였지만 비좁은 공간에서 자세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자세 바꾸기를 포기한 김 씨가 새 콘덴서 설치를 마무리 하기 위해 인버터 판넬에 손을 뻗던 그 순간, 갑자기 김 씨의 눈 앞이 번쩍 하며 무릎과 가슴에 통증이 밀려왔습니다.
김 씨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힘없이 앞으로 꼬꾸라졌습니다. 이 씨는 황급히 김 씨를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이 씨와 구조대원들이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실시했지만 병원에 도착해서 한참이 지날 때까지 김 씨의 심장박동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눈에 보이는 차단기를 모두 내렸지만, 차단기 아래쪽 직류 입력단자에는 태양광 모듈에서 만들어진 전류가 흐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여름 무더위로 인한 땀과, 두 작업자의 무방비가 불러온 인명사고였습니다.
이 사고, 막을 수는 없었을까?<br />
전기 작업은 철저한 정전과 보호구 착용이 필수
같은 일을 숱하게 해온 김 씨와 이 씨는 무더운 날씨에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았고, 차단기만 내리면 전류가 완전히 차단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1) 인버터 내부 차단기 스위치를 모두 OFF로 내렸으나 직류입력 차단기 아래쪽의 직류입력 단자에는 전류가 계속 흐르고 있었고,
2) 김 씨의 의복이 땀에 젖어 통전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작업을 중단하거나 절연용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았다.
3) 현장을 통제하는 별도의 감독관도 없었다.
전기작업을 하는 근로자가 노출된 충전부 또는 그 부근에서 작업 하는 경우에는 항상 감전의 우려가 있으므로 사전에 해당 전로를 완전히 차단하고 작업해야 합니다. 내부 결선상태에 따라 차단기를 내려도 외부의 전류가 흐르는 입력 단자와 충전전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충전전로를 취급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근로자에게 감전의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절연용 보호구 (절연화, 절연장갑 등)를 착용토록 하고 착용유무를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