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식중독이 더 무섭다
식중독은 기온이 높은 여름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여름에 발생하는 식중독은 세균성 식중독인데요. 이 보다 전염성이 강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은 겨울에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겨울철 더 무서운 식중독에 대해 월간 안전보건에 실린 글로 함께 알아봅시다!!
겨울철 식중독 일으키는 단골손님, 노로바이러스
보통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세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균, 장염비브리오균 또는 황색포도 상구균이나 바실러스균 등에 의한 독소가 가장 흔합니다. 이들 세균은 주로 여름철에 작용하지만, 겨울에도 굴이나 조개 등의 어패류로 인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겨울철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은 노로바이러스입니다. 1968년 미국 오하이오주 누워크(Norwalk)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집단 발생한 위장염 사건에서 유래해 ‘노워크 바이러스’로 불리다가 2002년에 노로바이러스라는 공식 명칭을 얻었습니다.
2002년 전 세계 유람선에 승선했던 1,500명 이상의 승객들을 감염시키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는데요. ‘위장 독감’, ‘바이러스성 위장염’, 혹은 간단히 식중독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바이러스가 유독 겨울철에 증가하는 이유는, 일반 세균과는 달리 낮은 온도에서도 오래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로바이러스는 냉동·냉장 상태에서 수 년 동안 감염력을 유지하고, 영하 20℃의 조건에서도 장기간 생존이 가능합니다. 또한, 노로 바이러스 10개만으로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자칫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가 소홀해지기 쉽고, 사람들이 주로 실내에서 활동해 사람 간 바이러스의 감염이 쉽게 발생하는 것 역시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의 주된 원인입니다. 노로바이러스가 겨울 식중독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통계로도 잘 나타나 있는대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겨울에 발생한 식중독 가운데 약 33%가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었습니다. 특히 연중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발생건수 가운데 겨울철 발 생 비율은 2008년 28%에서 2012년 48%로 약 1.7배 늘었고, 연간 전체 발생 건수 중 42.4%가 겨울철인 12~2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합니다. 세균성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을 먹은 사람에게서만 발생하지만, 노로바이러스성 식중독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이나 음식은 물론, 감염자의 분변이나 침과 같은 분비물을 통해서도 옮길 수 있습니다. 감염자의 토사물이나 분변이 환경으로 배출돼 지하수나 연안 해수 등을 오염시키고, 이들 물에 오염된 채소류와 어패류가 다시 사람에게 섭취돼 전파되는 것입니다. 또 감염자의 토사물이나 분변이 실내 환경으로 배출될 경우, 이를 만진 사람의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가거나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입자를 흡입함으로써 감염됩니다. 환자가 식중독 증상을 나타내는 시기의 전염성은 말할 것도 없이 강한 편이며, 회복 후에도 2주 정도는 전염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로바이러스가 몸 속에 들어오면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구토, 메스꺼움, 오한,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1~3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자연스럽게 회복돼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는 없지만 어린이나 노인,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대부분 설사로 인한 탈수 증상이 동반되므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탈수를 막으려면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사가 나더라도 지사제를 함부로 먹으면 안 됩니다. 장 안에 남아있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다 배출해야 식중독이 낫는데, 지사제를 쓰면 오히려 식중독균 배출을 막기 때문입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돼도 면역력이 생기지 않아 완치되더라도 몇 차례 더 감염될 수 있습니다. 예방백신이 없고 뾰족한 치료법도 없어 병원에서도 환자가 탈수에 빠지지 않게 관리하면서 수액요법 등으로 증세가 나아지길 기다릴 뿐입니다.
치료제 없는 노로바이러스, 예방은 이렇게!
겨울철 식중독은 소규모로 발병했던 것이 공동체, 지역사회에 전염돼 대형 식중독 사태를 유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로 화장실·식품·식자재를 통해 옮겨 다닙니다. 따라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감염될 요소와 접촉하지 않는 것입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정상을 되찾은 사람일지라도, 회복된 후 2주 정도는 바이러스가 생존해 있을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노로바이러스의 주된 감염원은 감염자의 대변입니다. 따라서 화장실 이용 후, 외출 후, 음식을 먹기 전 반드시 손을 잘 씻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하기 때문에 손에 비누칠을 해서 20초 이상 문지른 뒤 말끔히 씻어야 합니다. 손으로 입 주변을 만지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패류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어패류와 육류는 내부까지 충분히 익도록 조리하고, 냉장고에 보관한 과일과 채소도 흐르는 물에 여러 번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합니다. 물도 끓여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85℃ 이상으 로 1분 이상 가열하고, 조리기구도 뜨거운 물이나 염소로 소독 한 후 사용해야 합니다. 오염된 물로 식재료를 세척해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로바이러스 의심 환자는 절대 음식물을 조리하지 않도록 합니다. 만약 주변에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있다면 사용 중인 옷과 이불은 즉시 뜨거운 물에 세탁하고 구토나 설사를 한 경우 더러워진 바닥이나 변기 주변은 염소계 소독제(락스)를 이용해 즉시 세척해야 하세요. 뾰족한 치료법 없는 노로바이러스, 잘 예방해 겨울철 식중독에 걸리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세요.
*원문은 안전보건공단이 매월 발간하는 월간 안전보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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