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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6-02 00:00
지반침하가 안전에 미치는 영향
 글쓴이 : 한국건설안…
조회 : 5,017  
비 내린 뒤 지반침하 마른 하늘에 날벼락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동안이나, 혹은 장기간 비 내린 직후에는 지반침하의 가능성에 대해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지반 내부 함수율이 평소보다 높아져 토양이 물러지면 중량물 작업이나 콘크리트 타설 작업 도중 지반이 침하해 예상치 못한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실화는 비가 개었다고 자칫 방심하면, 마른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나흘만에 트인 하늘, 속개된 작업

봄비는 하루면 그친다는 말이 무색하게 사흘 연속으로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습니다. 그 바람에 B 사가 시공 중인 경남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장은 대부분의 작업이 사흘째 중단됐는데요. 그리고, 다음날. 드디어 나흘만에 모습을 드러낸 파란 하늘에, B사로부터 콘크리트 타설공사를 수주한 C 사 작업반장 최씨는 쾌재를 불렀습니다. ‘사흘이나 늘어진 공기를 맞추려면 오늘 최대한 서둘러야 합니다.’




 


신의 한수? 콘크리트 펌프카의 절묘한 배치

이날 C 사는 아파트단지 105동의 기계설비실과 104동의 주민공동시설 등 여러 곳을 한꺼번에 진행하고자 했습니다. 콘크리트 펌프카를 전개하고 다시 해체하는 시간도 아까웠기 때문에, C 사는 한번 콘크리트 펌프카가 자리잡으면 플레이싱 붐만 회전시켜 다른 곳에도 타설할 수 있는 104동과 105동 사이의 절묘한 위치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편의상의 위치만 좋았을 뿐, 무려 40톤에 달하는 콘크리트 펌프카가 자리 잡기에는 지반이 너무 무른 곳이었는데요. 펌프카가 설치된 곳의 지반은 점토가 섞인 사질토로, 아파트단지 건설현장에서 가장 지반이 연약한 곳 중 하나였습니다. 게다가 사흘 내내 비까지 내렸습니다. 그러나 C 사는 침하방지 조치를 하지 않고, 받침목만 깐 채로 펌프카를 전개시켰습니다.






악수에서 비롯된 마른 하늘의 날벼락

한편, 콘크리트 타설공 우 씨와 동료들 또한 오랜만의 출근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 씨가 오전 7시에 출근했을 때는 이미 펌프카는 104동과 105동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는데요. “이야 밥상 다 차려졌네. 떠 먹기만 하면 되네”

체조와 TBM(Tool Box Meeting)을 마친 우 씨는 8시부터 9시 30분까지 105동 기계실 위치로 가서 콘크리트 펌프카를 유도해 기계실 설치 장소의 원지반 보강을 위한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마쳤습니다. 이후 우 씨와 동료들은 장소를 옮겨 104동 부지 뒤편에 위치한 주민공동시설로 향했습니다. 하늘은 맑았지만 104동으로 가는 길이 좋진 않았습니다. 곳곳에 물이 고여있는데다 물이 고여있지 않은 곳도 걸음을 옮길 때마다 점토처럼 발을 잡아 끌었습니다.






타설공이 104동 부근에 도착하자, 콘크리트 펌프카도 플레이싱 붐을 104동 쪽으로 회전시켰는데요. C 사가 의도한 대로 전혀 시간낭비 없이 이어진 작업. 우 씨는 콘크리트 타설 호스를 잡고 주민공동시설의 보가 될 곳에 콘크리트를 붓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각 펌프카를 지면에 고정시켜주는 다리인 아웃트리거에서는 이상징후가 발견되고 있었습니다. 우측 전면부 아웃트리거를 받치던 받침목이 점점 휘기 시작하더니, 다음 순간 “우지끈!” 소리와 함께 지면 아래로 아웃트리거와 함께 내려앉고 말았습니다. 애초에 지반이 약한 데다가 비까지 내린 상태에서 40톤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지반이 침하된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우 씨였습니다. 펌프카가 균형을 잃고 앞쪽으로 크게 꼬꾸라지자 허공을 40m나 가로질러 있던 플레이싱 붐도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습니다. 이제 막 타설 호스를 잡고 돌아서 콘크리트를 붓고 있던 우 씨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육중한 플레이싱 붐에 머리를 가격당했습니다. 안전모가 소용 없을 정도로 강한 충격에 우 씨는 그 자리에서 바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 이 사고, 막을 수는 없었을까?

| 건설현장에서는 지반침하 대비가 기본… |

연약 지반, 게다가 며칠째 비가 내린 상황에서는 지반침하의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C 사는 40톤에 가까운 차량계 건설기계를 지반이 약한 지점에 전개하면서도 침하 방지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기에 이번 사고를 유발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1)차량계 건설기계가 넘어지거나 굴러떨어져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지반의 부동침하 방지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또한 2)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 시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 전에 작업장의 지형·지반 등의 사전조사를 통해 연약지반에 대한 지반보강계획을 수립·이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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