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을 위협하는 고관절 건강
‘죽음에 이르는 길목’이라 불리는 고관절 손상. 오랜 세월 우리의 몸을 지탱해 온 고관절도 나이가 들면 노화돼 적신호가 켜진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치명적이다. 노인에게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사망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남은 생애를 침대에 누워서 보내야 하는 불행한 삶의 시작이다.
고관절 골절 환자 5명 중 1명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
우리 몸의 뼈는 두 가지 세포로 돼 있다. 하나는 새로운 뼈를 만 드는 조골세포고, 다른 하나는 오래된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다. 이들 사이의 줄다리기로 평형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몸의 뼈는 쉴 새 없이 성장하다가 40세부터 서서히 늙는다.
뼈가 가장 단단해지는 시기는 35세. 그러나 35세를 넘어서면 파골세포와 조골세포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10년마다 평균 5~10%의 뼈가 소실되기 시작한다. 보통 파골세포의 작용 속도가 조골세포에 비해 빠른 편이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뼈 보다 파괴되는 묵은 뼈가 많아진다.
뼈의 흡수 속도가 너무 빠 르거나 생성 속도가 너무 느려 생산량이 흡수량을 따라가지 못 하면 골다공증이 생기고, 퇴행성 고관절(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관절)염도 겪는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연골의 마모나 손상이 주 요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뼈가 약해지면 가벼운 충격에도 고관절 골절이 발생한다. 골절 이 일어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낙상이다. 보통 넘어질 때는 대 부분 손으로 바닥을 짚는다. 그래서 손목 부러지는 사람이 가장 많다. 그런데 노인들은 활동성이 떨어진 상태라 몸이 뻣뻣한 경 우가 많아 말 그대로 손 쓸 겨를도 없이 넘어지다 보니 고관절 골절상을 입기 쉽다.
남성은 여성보다 골밀도가 높고 뼈의 크기도 더 크다. 연령에 따른 뼈 소실도 남성이 여성보다 적다. 여성의 뼈 소실이 폐경 기 이후 4∼8년간 급격히 진행되는 것과 달리 남성은 나이에 비 례해 뼈 소실이 서서히 진행된다. 여성은 폐경기가 되면 칼슘 이 뼈 속으로 들어가도록 돕는 에스트로겐 호르몬 치수가 급격 히 떨어져 골밀도가 4∼8%까지 빠르게 감소하는 반면 남성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감소가 완만해 골밀도 감소도 느리다.
미국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고관절이 부러진 사람 다섯 명 중 한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률이 높다는 것 은 그만큼 위험하다는 얘기다. 특히 남성은 고관절 질환에 한번 걸리면 치명적이다. 통계적으로 고관절 골절에 의한 남자 사망 률이 여자보다 2~3배 높다. 회복력이 더딘 노인은 합병증을 유 발해 골절 후 1년 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주로 엉덩이 부위와 사타구니, 넓적다리에서 서서히 나타난다. 그러다가 심해지면 다리를 절뚝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고관절에 대한 인식이 낮고, 통증 발생 부위가 애매해 허리 디 스크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조기 치료를 놓치는 이유다. 만일 이를 방치해 증상이 계속 진행되면 관절이 뻣뻣해져 제대 로 걸을 수 없게 된다. 또 수술을 하든 안 하든 고관절이 부러지 면 남은 생애를 침대에 누워서 보내야 한다.
자전거 타기와 걷기 등 꾸준한 운동으로 낙상 예방
고관절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 치유되기 힘들다. 그렇다면 미 리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남녀 질환의 원인은 달라도 고관절 을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예방법은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우리 몸에 크게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고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시 키는 자전거 타기나 걷기를 추천한다. 자전거 타기는 체중부하 가 거의 없어 관절에 무리가 덜하다. 하루 30분 이상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운동을 하면 심장이 강해질 뿐만 아니라 뼈도 튼튼해진다.
음식 섭취로도 예방할 수 있다. 칼슘과 비타민D 성분의 음식은 고관절을 돕는다. 특히 골밀도가 증가하고 유지되는 시기인 35 세 이전까지는 남성의 경우 1000㎎의 칼슘을 섭취하는 게 좋 다. 생선이나 녹색 채소에는 칼슘과 비타민D가 많다. 음식으 로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칼슘이 든 영양제도 효과적이다.
골밀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에는 근육 단련 운동 등을 통해 서도 최대한 골밀도를 높여야 한다. 운동을 하지 않아 근육이 약해지고 양이 줄어들면, 근육으로 둘러싸인 뼈에 전달되는 자 극도 자연히 적어진다. 모든 질환에서 예방이 중요하듯, 고관절 질환도 다르지 않다. 발병 전에 예방을 시작하는 것이 증상 을 최소화하는 길이다.